2023. 4. 24. 16:16ㆍ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2016.10.24~2017.10.24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D+16
[ 아일랜드워홀, 비 오는 날 ]
아일랜드에서는 비가 자주 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에 온 지 약 2주 동안 비가 거의 안 왔다. 원래 아일랜드는 이런 날씨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비가 왔다. 마치 내가 아일랜드에 온걸 이제서야 환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학교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거닐었다. 이탈리아 친구 'Giuliano' 브라질 친구 'Leticia', 'Daniel'과 오로지 영어로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우리 모두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아일랜드에서 만난 인연인 만큼 서로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았던 것 같다. 궁금한 점들을 얘기하다 보니 주제가 깊어졌고 사전을 찾아가며 대화의 깊이를 더해갔다.
이탈리아 친구 'Giuliano'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섬 'Palermo'에 산다. 어머니가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고 4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한다. 언제든지 이탈리아에 놀러 오면 가이드를 시켜주겠다며 연락하라고 했다. 불과 2주 있다가 돌아가지만, 우리가 아일랜드에서 자기의 첫 번째 친구라며 좋아했다. 브라질 친구 'Leticia'는 'Sao Paulo'에 산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 왔다. 성격이 너무 밝아서 옆에 있는 사람도 즐겁게 만든다. 가족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외동아들이라고 하니 자신이 나의 여동생이 되어주겠다며 얼떨결에 외국인 의남매가 생겼다. 'Daniel'은 같은 반 친구이기도 하며 브라질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와서 잘한다. 취미가 기타연주라며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곧 생일이라며 자기가 사는 집에서 홈 파티를 하자고 했다.
'Giuliano'는 자신의 휴대폰이 고장 나 수리하러 가야 한다며 함께 걸었다. 30분 동안 걸어도 수리센터를 찾지 못했고 미안하다며 우리보고 집에 가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마저도 싫다고 끝까지 곁을 지켜줬다. 결국, 찾지 못했고 우리는 집에 가야만 했다.
놀랬던 것은 'Daniel'이 자신의 휴대폰을 빌려주겠다는 거였다. 이제 막 알게 된 외국인이 자신의 휴대폰을 믿고 맡긴다는 것. 이때 느꼈다. 우리가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이 친구들은 아마도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될 것 같다.
집에서 저녁 식사 시간. 우리(홈맘, 아들, UCD하숙생, 나)는 옹기종기 모여앉아 밥을 먹었다. 홈 맘은 오늘 하루 어땠냐며 물었다. 비가 오는 밤 다 같이 모여서 서로의 하루를 물어보는 것. 정말 좋은 것 같다.
오랜만에 내리는 차가운 비보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 좋은 하루다.
하루 지출
커피 1.25유로
무사시 야채 볶음밥 8.45유로
총 지출 9.7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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