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7. 12:26ㆍ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2016.10.24~2017.10.24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D+65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50만원으로 시작하는 무계획 유럽여행 D+8
In Netherlands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호스트가 로테르담 역까지 데려다줬다. 작별인사를 하고 현금을 뽑기 위해 ATM 기계를 찾았는데 작동을 하지 않아서 역 안에 편의점에 갔다. 배고파서 5유로짜리 스시를 사고 10유로 계산 후 현금 5유로를 받았다. 문제는 밖으로 나가려면 개찰구를 통해서 나가야 하는데 누군가가 나갈 때 뒤따라 나가야 한다. 약속시간이 다가왔고 마음이 급해져 저 멀리 나가는 사람을 따라가다 손에 들고 있던 초밥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런 젠장...하는 수 없이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한 초밥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블라블라카 약속장소에 갔다. 저 멀리 캐리어를 끌고 있는 여자 1명이 있었다. 왠지 동행자인 것 같아서 물어보니 콜롬비아에서 왔다며 자기는 프랑스까지 가는데 브뤼셀을 거쳐서 간다고 한다. 출발시간이 돼도 운전자는 오지 않자 우린 불안해했지만 10분이 지난 뒤에야 우리가 다른 곳에서 기다렸다는 걸 알게 됐다.
가는 길 나는 조수석에 앉았고 몇 마디 주고받다 자고 말았다. 눈을 뜨니 어느새 1시간 30분 만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브뤼셀에서는 카우치 서핑을 못 구해서 호스텔을 예약했는데 목적지를 검색하니 7km가 나왔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이제 걷는 건 익숙해져서 괜찮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돌아보는 벨기에의 거리는 조용했다. 벨기에라고 다를 줄 알았지만, 유럽의 건물은 비슷한 것 같다. 걷다 보니 브뤼셀 공원이 보였다. 아침부터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특히 공원 입구가 웅장했다.
공원을 지나니 벨기에의 시가지가 나왔다. 건물은 높았고 도로는 온통 차들도 빽빽했다. 좁은 골목길에 양쪽으로 차가 주차돼있는 것을 보니 마치 한국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유럽이다 보니 이조차도 아름다워 보였다. 화장실이 급해 역 안에 갔는데 역시 60센트를 내고 들어가야 했다. 유럽에서 화장실 간다는 것은 정말 불편하다.
숙소에 도착하니 오전 10시였다. 이른 시간이라 체크인은 오후 2시라며 짐만 맡겨줬다. 그래도 백팩 하나 없으니 걸어 다니는데 한결 가벼웠다. 그래서 벨기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브뤼셀의 상징 그랑플라스 광장에 갔다.
‘큰 광장(Grand Place)’이란 뜻의 그랑플라스는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라고 한다. 199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시청사는 15세기 건축물로 96m나 되는 고딕양식의 높은 첨탑이 인상적이다. 탑에는 브뤼셀의 수호성인 천사 미카엘의 상이 있다.
이제 유럽의 건물들을 봐도 큰 감흥이 없었지만, 이곳을 보니 왜 극찬을 하는지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을 둘러봐도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건물 속에 빠져버릴 것 같았다. 기념사진을 남기고서야 벨기에의 명물 와플을 먹으러 갔다. 초콜릿 와플을 먹었는데 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그랬다. 입맛은 차이가 있겠지만 기대가 컸던지 실망을 하곤 다음으로 꼭 가봐야 한다는 홍합탕을 먹으러 갔다. 가게가 정말 컸는데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들어가서 깊숙한 곳에 혼자 앉았다. 이제 혼자 먹는 것도 익숙한데 건너편에서 서양인이 나를 계속 신기하게 쳐다보는 눈빛이 좋지는 않았다
세트메뉴로 홍합탕, 감자튀김, 맥주를 시켰는데 역시 한국에서 술안주로 먹는 홍합탕이 훨씬 맛있는 것 같다. 블로그나 맛집 같은 것을 보고 가는 것은 개인차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숙소에 돌아와서 체크인하고 피곤해서 잠시 잠을 청하려는데 투숙객 한 명이 들어왔다. 'Where are you from'과 간단한 인사는 이제 자동으로 나온다. 베트남 사람인데 현재 일본에서 취업비자를 받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유럽으로 여행을 왔다고 한다. 이미 프랑스에 있다가 벨기에에 왔고 다음으로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을 끝으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나랑 반대 경로로 여행 중이라 더 신기했다. 우리는 '일본'에서 살았다는 이유로 통해서 오늘 저녁 벨기에 맥주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 벨기에의 브루게에 간다며 같이 가기로 했다.
사실 '한인 민박'에 가려고 고민했었는데 예산이 넉넉지 않아서 싼 호스텔에 왔지만 이렇게 외국인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가 꿈인데 아이러니하게 한 번도 한인 민박은 가지 않았지만 다음 기회에 가야겠다. 베트남 친구와 벨기에 맥주를 먹으러 나가려던 찰나 또 한 명의 베트남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스페인에서 소믈리에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얼떨결에 셋이서 맥주를 먹으러 갔다. 우리 셋은 혼자서 유럽 여행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친구는 1월 3일에 아일랜드에 여행 온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아일랜드에 산다고 하면서 가이드를 자처했다.
가는 길 밤에 보는 모습은 색다르다는 것을 듣고 그랑플라스에 들렸는데 실제로 보니 낮과 밤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특히 정시에 시작하는 일루미네이션은 환상적이었다. 노래와 함께 색이 바뀌는 그랑플라스는 아마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맥주를 파는 Delirium에 갔다.
많은 사람으로 꽉 차 있었고 벨기에 하면 호가든이라는 걸 알았기에 도수가 높은 체리 호가든으로 시켰다.
맥주를 먹던 도중 옆자리에 앉은 멕시코에서 온 가족이 있었는데 유럽 여행 중이라고 한다. 가족끼리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쉬운 마음에 우리끼리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벨기에 브뤼헤에 가서 카우치를 할 것 같다. 이제 유럽여행도 끝나간다. 2016년 마지막 날까지 안전하게 여행하길 바라며.
2016/12/27 화요일
스시 5유로
로테르담~벨기에 브뤼셀 블라블라카 12유로
벨기에 숙박 Escale Hotel 22유로
벨기에 초콜렛 와플 3유로
Chez Leon 세트메뉴(홍합탕/감자튀김/맥주) 27.80유로
Delirium 벨기에 맥주 호가든 5.70유로(체리 호가든 / 오리지날 호가든)
벨기에 감자튀김 1.20유로
맥주 / 과자 2.50유로
하루 지출 74.2유로(약 93,000원)
D+Day~8 총 지출
204.72유로(약 25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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